중국 호북성의 성도 무한에 위치한 무한대학은 대략 중국 대학 순위 7-8위에 항상 랭크되는 중국 내의 유명 대학이다. 1893년에 세워진 이 학교는 특히 처음 세워진 그 자리에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몇 안되는 유서깊은 대학으로, 문일다, 욱달부, 심종문, 황간 등의 저명 학자와 문학가 등이 이 곳에서 공부를 하였거나 교편을 잡았던 곳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198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여대생 기숙사>라는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여 많은 중국인들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으며, 봄이면 벚꽃으로도 아름다운 교정 때문에 관광객들의 방문도 많다고 한다. (그 시기에는 입장료 10위안이 있다는 점에도 주의)
오늘의 산책은 중국인들이 말하는 민국시기 - 즉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지기 전- 에 지어진 무한대학의 옛 건물들을 구경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무한대학은 워낙 넓고도 길이 복잡해서, 베니스 뒷골목에서 밖에 길을 잃어버린 적이 없었던 나도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파악하기까지 3일이 걸렸을 정도. 택시 기사들이 학교 안으로 잘 들어가려 하지 않아서 무한 택시기사들은 불친절하다고 불평을 했더니 한 중국분이 "그 기사들도 학교 안에서 길을 잃어버릴까봐 그랬을 지도 몰라."라고 하셔서 왠지 납득을 해버렸다. 이렇게 넓은 학교라서 아침의 짧은 한 시간을 이용한 산책은 이 건축물군 정도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청량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교정을 걷는 기분은 정말 오랜만에 느꼈던 것. 아침잠을 한 시간 줄인 보람은 충분히 있었다.



이 건물들은 이 건물군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도서관이다. 아마 약간의 보수 계획도 있는지 천막도 쳐 있었는데, 지금 이 시각이 7시도 안 된 시각에 도서관 앞에 서 있는 이들은 줄을 서 있다가 도서관에 들어가려는 학생들이다. 이렇게 서서 또 공부를 하고 있다.
오래된 역사적인 도서관에서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서, 이 도서관에 들어가서 공부하려면 이렇게 일찍부터 나와서 줄을 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내부는 어떨까 궁금했지만, 8시에야 문을 연다고 하니 살짝이라도 훔쳐볼 수도 없었던 점이 아쉽다.



당시 이 건축물들은 서양식의 건축물의 장점과 중국적인 느낌을 잘 융합시켜 지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는 그런 느낌들을 잘 살렸다고 볼 수도 있긴 하지만, 당시의 여건 상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지 못해서 충분한 미감을 살리지는 못한 것 같다.

아래 건물은 도서관 맞은 편에 있는 건물인데, 예전엔 뭘로 쓰였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복사집 및 기념품 가게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의 문학 혁명을 이끌었고 신화 연구에도 많은 힘을 쏟으셨던 문일다 선생님(아, 갑자기 막 찬사가!!!)의 동상이다. 그런데 저렇게 멋지게 (러시아 사람처럼?) 생기셨었단 말인가?


이곳은 운동장. 이곳 말고도 운동장을 또 보았었는데, 아무래도 여러 개 있는 듯 싶다.

새벽부터 태극권을 연마하던 사람들. 도복까지 차려 입고서...
나도 태극권 좀 배워야 할텐데...



이 건물은 행정루.
위 사진이 정면이고 이 사진은 측면.
오래된 건물을 아직도 이렇게 잘 사용하고 있다.
너무 넓어서 복잡하고, 조금 심심하고, 밤이면 무섭기도 했던 무한대학이지만, 아침의 맑은 새벽공기만큼은 정말 부러웠다. 이 곳에서 살면서 약간의 운동만 더해주면 건강은 정말 좋아질 듯. 하루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 지 몰라서 학생에게 길을 물었는데, 이렇게 이렇게 가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그래서 '얼마나 가야 하냐?'고 묻자 '안 멀어요.'라고 한다. 그러더니 덧붙이는 말.
'10분 정도 걸어가면 되요.'
그렇다. 무한대학에서 10분 정도 걷는 것은 껌씹는 것 같은 일인 것이다. 교내 셔틀 버스도 없어보이고 언덕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기도 힘들어 보이던데, 강의 듣는 교실간의 이동은 쉬는 시간내에 다 할 수 있는 것인지 쉬는 시간이 혹시 20분씩은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네.
공기 좋은 곳에서 현란한 유혹도 없이 공부에만 전념하기에 딱 좋은 곳인 듯 하긴 한데, 도시 문명에 찌들어있는 본인으로서는 과연 견딜 수 있을 지는 의문. 한국 학생들도 많다고 하던데 잘들 적응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다들 열심히 하셔서 좋은 성과 이루시길!!!



